12월 11일까지 봄이일기를 쓸 산모수첩이다봄이가 탄생할 12월 11일까지, 산모수첩에는 봄이가 커가는 모습이 담긴다.

버스 창밖 풍경을 보다가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그러다가 갑자기 울컥한다. 햇볕 좋은 봄날 내 감정선은 그렇게 요동쳤다. ‘봄이는 그렇게 우리 부부에게 왔다.

41, 환한 햇볕이 집안으로 스며들던 아침이었다. 창밖에선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가 봄이 왔음을 알렸다. 출근 준비를 잠시 미루고 침대 위에서 기사를 쓰고 있었다. 갑작스레 어머라는 아내의 외침이 들렸다. 아내가 화장실 앞에서 놀라움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날 보며 웃고 있었다. 임신테스트기를 들고 있던 아내는 두 줄이야라고 외쳤다.

내가 아빠가 된다? 얼떨떨했다. 실감이 나진 않았다. 하지만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날 오후 아내와 손을 맞잡고 병원에 갔다. 아쉽게도 아이의 존재는 확인할 수 없었다. 임신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했고, 며칠 뒤 아내의 임신은 확인됐다. 지난달 우리 부부는 아이를 갖기로 했다. 노력한 지 한 달도 안 돼, 아이가 생긴 것이다.

우리 부부에겐 축복이었다. 첫 손주를 맞이할 부모님은 아주 좋아했다. 잠시 아이를 맡아주실 장모님에게 전화해 보약 지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장모님은 괜찮다“며 웃었다. 장인어른 역시 축하를 건넸다. 앞으로 고생할 장모님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속으로 외쳤다. ‘아버님 걱정마세요. 장모님의 고생을 최대한 덜어드리겠습니다!’

지난 11일 아내와 아이의 첫 주치의를 만났다. 초음파로 아이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새 생명이 앞으로 8개월 간 지낼 아기집을 확인했다. 주치의는 1211봄이가 태어날 것이라고 넌지시 일렀다. 8개월 후 우리 부부는 봄이 엄마‘, ’봄이 아빠가 된다. 낯간지럽지만, 벌써 서로를 그렇게 부른다.

그렇게 행복하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울컥한다. 봄이를 잘 낳고 잘 키울 수 있을까. 가장이라는 책임감, 그 무게가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지난 일요일, 회사 후배의 결혼식 후 집으로 가는 길. 어린 딸과 함께 온 회사 선배와 같이 전철을 탔다. 그 선배는 딸과 함께 캠핑한 얘기를 우리 부부에게 들려줬다. '오오~' 우리 부부는 연신 감탄사를 외쳤다. 곧 결심했다. ‘봄이와 캠핑가자!’ 당분간 울컥함을 접어두고 행복하련다.

- 2014. 4. 14 밤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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